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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졌나왜 지금인가다음에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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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팔레트로 유명했던 디자이너, 컬러로 방향을 틀다

이번 시즌 무드보드가 완전히 바뀐 이유

Spec SheetMeasured
DeskJuwon
FormatVerified
Checked2026-09-20
StatusDesk verified

어두운 팔레트로 이름을 알린 런던 디자이너가 처음으로 색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소식은, 단순한 컬렉션 발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규정해온 기준 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디자이너의 컬렉션을 살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듯, 무채색과 저채도 톤은 그의 시그니처였고 그 절제된 무드가 곧 브랜드를 알아보는 기준이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쇼 노트에서부터 "일렉트릭하다"는 표현을 직접 썼고, 실제로 런웨이는 쇼킹핑크·크림슨·퍼플·틸이 뒤섞인 화면으로 채워졌다. 왜 지금 이 변화가 눈에 띄는지 이해하려면, 이전 시즌의 팔레트 기준과 이번 시즌의 기준을 나란히 놓고 비교해봐야 한다. 색 하나를 바꾼 게 아니라, 무엇을 어울림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 자체를 새로 세웠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은 눈여겨볼 만하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전에는 블랙·그레이·네이비 위주의 저채도 팔레트가 기본값이었다면, 이번 시즌은 블루·블랙·그레이를 베이스로 유지하면서도 그 위에 쇼킹핑크·크림슨·퍼플·틸을 적극적으로 얹었다. 색을 완전히 새로 갈아탄 것이 아니라 기존 베이스 위에 원색을 겹쳐 대비를 만든 방식이라는 점이 첫 번째 비교 기준이다. 첫 등장부터 쇼킹핑크 바이어스컷 가운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를 열었다는 점부터가 이전과 다른 신호다. 색을 조합하는 방식도 "조화"가 아니라 "충돌"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이 두 번째 비교 포인트다. 핑크 페더 스커트에 그레이 지퍼업 블레이저와 레더 후드를 매치하거나, 크라클레 레더 효과 타이츠에 힐과 후드티를 함께 신긴 조합은 격식과 캐주얼, 파티 룩과 스트리트 룩의 경계를 흐린다. 스트라이프 스커트와 충돌하는 색상 조합도 같은 맥락이다. 즉 이번 변화는 단순히 "밝은 색을 썼다"가 아니라, 색상과 스타일링 두 축 모두에서 어울림의 기준 자체를 재설정했다는 점에서 이전 시즌들과 비교했을 때 더 눈여겨볼 만하다.

왜 지금인가

디자이너가 쇼 노트에 남긴 "기술적으로는 틀렸지만 본능적으로는 옳은" 조합이라는 표현은, 취향이 개인화되는 지점에 대한 관심에서 나왔다고 설명한다. 이는 최근 런던 패션위크 전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정제된 미니멀리즘 대신 개인의 취향과 즉흥성을 드러내는 스타일링이 부상하는 시점에, 무채색을 고집해온 디자이너가 컬러로 방향을 트는 것은 단순한 변덕이 아니라 시장의 온도 변화를 반영한 선택으로 읽을 수 있다. 쇼킹핑크라는 색 선택 자체도 비교 대상이 있다. 엘사 스키아파렐리의 시그니처 핑크, 매릴린 먼로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강렬한 여성성이라는 참조점을 의도적으로 가져왔다는 점에서, 이번 컬러 전환은 유행을 좇은 결과라기보다 브랜드가 스스로 참조축을 넓힌 결과에 가깝다. 캠던 일렉트릭 볼룸이라는 쇼 장소명을 그대로 시즌 테마에 연결하고, 귀가 얼얼할 정도로 큰 일렉트로 음악을 쇼 내내 틀었다는 점도 우연한 컬러 선택이 아니라 장소·사운드·비주얼을 하나의 기준으로 설계했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 무드를 바꾸는 결정이 색상 하나에 그치지 않고 쇼 전체의 감각을 재조정하는 방향으로 확장된 셈이다.

다음에 볼 것

이 흐름이 이어질지 확인하려면 몇 가지 기준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선 바이어와 편집숍이 이번 컬러 라인업을 실제 주문으로 옮기는지가 첫 번째 지표다. 쇼 룩과 실제 리테일 물량 사이에는 늘 간극이 있어서, 쇼킹핑크 가운처럼 상징적인 룩이 매장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보면 이번 변화가 일시적 실험인지 방향 전환인지 가늠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다음 시즌 쇼 노트다. 이번 시즌이 "일렉트릭"이라는 단발성 테마였는지, 아니면 앞으로도 색을 충돌시키는 스타일링을 계속 밀고 갈 것인지는 다음 컬렉션에서 드러난다. 세 번째는 같은 런던 패션위크에 선 다른 디자이너들의 팔레트와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이다. 무채색을 벗어난 흐름이 이 브랜드만의 방향 전환인지, 업계 전반의 톤 변화인지는 동시대 컬렉션들과 대조했을 때만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세 기준을 겹쳐보면 이번 컬러 전환이 단발성 실험이었는지, 브랜드의 다음 단계였는지가 다음 시즌 즈음엔 분명해질 것이다.

#Aaron Esh#Gallery#East End#Spring Summer#Esh#Camden’s Electric Ball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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