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요상회 오렘, 신주쿠에 1호점
일본 산요상회가 9월 10일 도쿄 신주쿠 뉴우만 신주쿠 2층에 신규 브랜드 '오렘(AUREME)'의 1호 매장을 연다. 2026~27년 가을·겨울 시즌을 시작으로 전개되는 이 브랜드는 40대 이상을 타깃으로 하면서도, 셔츠·블라우스는 2만5300~4만9500엔, 니트·컷소는 8800~6만6000엔, 아우터는 5만5000~14만3000엔이라는 폭넓은 가격 구간을 하나의 라인 안에 배치했다. 눈여겨볼 지점은 가격표 자체보다 그 가격표를 구성하는 '기준'이다. 성별 구분을 없앤 사이즈 체계, 소재별로 갈린 기능성 등급, 그리고 백화점이 아닌 유통 채널 선택까지, 오렘은 스펙을 나열하기보다 그 스펙들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게 만드는 브랜드다.
오렘의 상품 구성은 '펑션(기능)', '데일리유즈(일상)', '컴포터블(편안함)' 세 카테고리로 나뉘는데, 이 구분 자체가 비교의 기준을 세운 것에 가깝다. 대표 상품인 '오렘 버텍스 알파 코트'(14만3000엔)는 방풍·발수·투습 기능성 소재를 사용한 스탠칼라형 오버코트로, 봉제 부위에는 심테이프를 대 방수 처리를 하고 방수 지퍼까지 적용했다. 이 제품은 코트 전문 57년 경력의 자사 공장 산요소잉 아오모리 팩토리에서 만든다. 반면 데일리유즈 라인의 '루스카 원피스'(9만7900엔)는 논뮬징 울과 나일론 필라멘트를 특수 방적한 실을 써서 일반 울보다 덜 줄어들고 가정 세탁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같은 브랜드 안에서 '전문 소재로 만든 고기능 아우터'와 '집에서 빨 수 있는 데일리 원피스'가 나란히 놓인 셈이다. 사이즈 체계도 마찬가지다. 여성복·남성복을 명확히 나누지 않고 1(S)·2(M)·5(L)·F(프리사이즈) 4종으로 통일했으며, 작은~보통 사이즈와 큰 사이즈의 구성비를 8대2로 미리 설계해뒀다. 이는 성별이 아니라 체형을 기준으로 옷을 고르게 하는 접근으로, 기존 브랜드의 '여성 사이즈·남성 사이즈' 이원 체계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이 브랜드가 등장한 배경에는 산요상회가 2026년 2월기부터 2028년 2월기까지 세운 중기경영계획이 있다. 이 계획에서 회사는 신규 자사 브랜드 개발을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고, 특히 백화점 이외의 판매 채널 강화를 중요 과제로 못박았다. 오렘의 주 판매 채널이 패션빌과 상업시설, 그리고 온라인(EC)으로 설정된 것은 이 방침의 직접적인 실행이다. 백화점 중심 유통은 임대료·수수료 구조상 가격 결정권이 제한되는 반면, 패션빌·EC 채널은 브랜드가 가격과 매장 경험을 더 직접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실제로 오렘은 매장 디자인에서도 브랜드 로고의 '진자' 모티프가 그리는 호를 집기와 카운터 형태에 그대로 반영해, 채널을 바꾸는 김에 매장 경험까지 새로 설계했다. 40대 이상을 타깃으로 삼으면서 성별 구분 없는 사이즈 체계와 친환경 포장을 함께 내세운 것도 우연이 아니다. 구매력은 있지만 기존 백화점 여성복·남성복 매대의 획일적 사이즈 구성에 아쉬움을 느꼈을 연령대를 정조준한 설계로 읽힌다.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일정은 뚜렷하다. 1호점은 9월 10일 뉴우만 신주쿠에서 문을 열고, '웨일 케이프'(2만9700엔)와 '웨일 니트'(4만1800엔)는 10월 중순, 발수 나일론과 프리마로프트를 결합한 'ATY 프리마로프트 스톨'(1만9800엔)은 11월 하순에 순차적으로 판매를 시작한다. 시즌 안에서도 상품이 나뉘어 출시되는 만큼, 초기 매장을 본 뒤에도 가을·겨울 내내 라인업이 채워지는 과정을 지켜볼 만하다. 매장 운영 방식에서도 비교할 지점이 있다. 종이 쇼핑백 대신 보자기 형태의 캐리클로스(M사이즈 1100엔, L사이즈 1650엔)를 판매하고, 스카프나 인테리어 천으로 재사용하도록 유도한다. 매장에서는 의류 보수 서비스 '오렘 리룸'도 함께 운영하며, 모어 트리즈와 협업해 일부 상품 매출 일부를 산림보전 활동에 기부한다. 회사는 2031년까지 약 10개 매장으로 오렘을 확장한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이는 한 해 한두 곳씩 신중하게 여는 속도다. 백화점 이외 채널에서 이 정도 속도와 가격 구조가 실제로 통하는지, 이후 매장이 늘어나는 지역과 채널 구성을 함께 지켜보면 산요상회의 새 유통 전략이 성공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이다.